을유문화사 1945
1945년(을유년) 12월 1일, 광복의 감격과 의의를 기리며 사명감으로 첫발을 내디딘 을유문화사입니다
을유문화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보다는 사회에 공헌하는 문화 사업을 추구합니다
월간 을터뷰
을유문화사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
화가 홍지희
화가 홍지희
평소 을유문화사의 책을 좋아해요. 이번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한 연결고리로 저에게 온 책일지 궁금해하면서 선정된 책들을 읽었어요. 실제로 책을 읽어 보니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화자들이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시대의 틀에 갇히지 않은 독립적인 여성들이 있었어요. 그들이 가진 힘을 작품에 잘 녹일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자세히보기 -
디자이너 현준혁
디자이너 현준혁
단행본 작업이 처음이었던 건 아닙니다. 책 작업은 그 전부터 가끔 해오고 있었고요. 문학 단행본 시리즈를 처음 작업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책이라고 해서 다른 작업과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내용을 파악하고 내용을 시각적으로 얼마나 드러낼 것인지 고민하고 표현하는 과정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책을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그 내용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는 편입니다. 원고를 읽고 나서 편집자와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요. 책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1차 교정 정도를 마친 원고를 받게 되는데,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됩니다. 이후로 계속 원고가 다듬어지는 과정을 보게 되는데, 그런 경험은 쉽게 할 수 없으니까요. 더불어 시각적으로 흥미로워야 할 뿐만 아니라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이나 페이지의 넘김 등 독서 경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부분이 책 디자인에 있어 재미있는 부분 같습니다.
자세히보기 -
사진작가 신혜림
사진작가 신혜림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처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미술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했는데, 더 가슴 뛰고 앞으로 평생을 바칠 만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제가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고, 여러 시도를 해 보기도 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게 뭘까?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본가에 갔는데 장롱에서 필름 카메라를 발견했어요. 필름 카메라를 들고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 기억이 정말 좋았어요. 필름 카메라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 사진관에 가서 주인 분한테 “필름은 어떻게 끼워야 하죠?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하죠?”라고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다른 거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조리개는 F11에 두고 셔터 스피드는 125분의 1로 두고 그냥 찍어라, 그리고 필름을 가져오면 내가 스캔해 줄게’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찍어서 가져갔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뽑아 주신 사진이 너무 예쁜 거예요. 그때 사진을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곧바로 학교에 있던 전공 연계 수업 중에 사진 수업을 들었고, 사진의 역사나 흑백 사진을 현상하는 방법 같은 걸 배웠고요. 그 후에는 독학해 가면서 지금까지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히보기
을유 시리즈
-
책을 쓰는 과학자들
#5. “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카슨의 글이 가진 매력 중 하나는, 기존의 대중 과학책이 따분하고 교과서처럼 느껴지는 것과 달리 꼭 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한 특징은 새가 사라진 미래를 묘사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많은 이들이 당혹스럽고 언짢은 마음으로 새 이야기를 했다. 뒷마당에 둔 모이통은 새들의 발길이 끊기고, 어쩌다 나타난 몇 마리는 몸을 격렬히 떨거나 날지 못해서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봄이었다.”
-
게르하르트 리히터
#5. “아름다운 행운의 빛” 컬러패널
리히터는 뒤셀도르프에 있는 페인트 전문점 조넨헤어초크Sonnenherzog에서 그림 도구를 구입했다. 그리고 그곳에 전시된 페인트 색상표를 보고 새로운 그림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그런 점에서 컬러패널은 이러한 페인트 색상표를 확대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리히터는 사진 이미지와 달리 회화적 모티브에서 이러한 미디어적 맥락을 주제화하지 않았다.
-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5.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내려놓는 것은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중요한 주제다. 예전이었다면 극복할 수 있었거나 지나치게 과했던 우리 자신을 향한 요구 사항들을 이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어쩌면 아쉬운 마음으로 내려놓아야 한다. 일상생활의 측면에서 볼 때 내려놓기라는 주제는 신체의 활동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짐이 너무 무거워지면 내려놓아야 한다. 너무 힘들고 지치면 내려놓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여전히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예전의 자신과 다를 바 없으며, 도움이 필요하지 않고 의존적이지 않다는 자아상도 내려놓아야 한다. 기존의 자아상과는 작별을 고해야 하며, 새로운 자아상을 통해 삶을 다시 새롭게 살아 나갈 수 있다.
-
연애편지
#5. 보부아르가 보낸 마지막 편지
매우 소중한 당신. 어떤 편지도 부치지 않고, 어떤 편지도 오지 않는 영원 같은 시간이 흘렀어요. 당신에 관한 몇 가지 소식이 새어 들어왔어요. 당신이 『더 네이션』에 쓴 〈폴라무르 박사〉의 시나리오 작가(그의 이름을 잊어버렸어요)에 대한 훌륭한 글과, 또 어떤 잡지에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여인들과 사랑, 결혼 등에 관해 나눈 흥미진진한 인터뷰들이요. 알랭인가, 세르주인가가 당신이 매우 고상한 의상을 걸치고 다닌다고 일러 주던데, 정말 당신이 맞아요?